
한숨 푹 자고 나니 치앙마이다. 코 고는 사람이 있었으면 편히 못 자는 편인데 정말 다행스럽게 기차 한 칸에 코고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신이 나를 완전 보살피다 못해 안고 가나보다. 누가 나한테 방콕에서 치앙마이 가는 법에 대해 묻는다면 기차 1층 침대 칸을 추천해주고 싶다. 연인이 간다면 위 아래를 예약하고 키 작은 사람(대체로 여자)이 위에서 자는 것이 좋다. (물론 대부분의 남자들은 편히 자라고 1층을 내주겠지만...) 나보다 훨씬 큰 네덜란드 대학생 셋도 잘 잔 것 같으니 뭐 꼭 키가 커서 불편하게 자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근데 정말 얘네는 뭘 먹길래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크지..

우선 방을 구해야하기 때문에 치앙마이 역에서 저렴한 숙소가 많다는 타패 게이트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 썽태우라는 소형 버스를 탔다. 타는 법은 운전사에게 "타패 게이트" 또는 "쁘라뚜 타패"라고 말하면 운전사가 얼마얼마 부르고 그 돈을 주면 된다. 버스라서 바가지나 그런 것은 없어 보여 안심하고 탔다. 다들 기차에서 막 내린데다 아침이라서 멍~ 한 상태로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하고 한 명 씩 내리고 나서 타패 게이트에 도착했다. 책에 쓰여 있는 타패 게이트 근처 숙소는 전부 다 방이 꽉 찼다. 그냥 대충 아무데나 가지 뭐 라는 생각으로 방이 다 찬 반대쪽 민박집을 갔더니 방이 있다고 한다. 방 값도 방콕보다 훨씬 싼 것이 시골 도시에 온 기분이다.

대충 짐 풀고 그냥 한 바퀴 돌아볼 심산으로 나왔는데 바로 옆이 식당이다. 출출하기도 한데다 좀 낡은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식당같아 보여서 자리 잡고 앉았다. 내가 앉으니 메뉴판을 주셨는데 잘 모르겠어서 그냥 아무거나 찍고 맵냐고만 물어봤는데 안맵다고해서 주문해 버렸다.


정말 단촐한 밥상.

진짜 별거 없어 보이는데 태국와서 가장 맛있게 먹은 밥인 것 같다.
사실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지치기도 했고 새로운 곳이라 너무 맛있게 먹었다.그리고 결정적으로 가격이 너무 싸다. 15바트였나? 30바트였나? 그리고 가장 좋았던게 물이 공짜!! 노부부가 하시는 식당의 위치는 타패 게이트 들어가서 바로 오른쪽 골목으로 쭉 가다보면 오른쪽에 있다.

느릿느릿하고 조용조용한 치앙마이 하루의 시작을 하기 좋은 곳이다.
대충 이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