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타나니 나나문 투어, 사피섬과 마누칸섬 따위와 비교를 거부하는 만타나니섬-9월 2일, 코타키나발루-Mantanani Nanamun tour in Kota Kinabalu, Malaysia

만타나니 나나문 투어, 사피섬과 마누칸섬 따위와 비교를 거부하는 만타나니섬-9월 2일, 코타키나발루-Mantanani Nanamun tour in Kota Kinabalu, Malaysia

Foreign trip/17-Aug:Kota Kinabalu

2018-10-02 00:59:07


코타키나발루에 와서 아쉬운 점이라면 바다가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보다 더 아쉬운건 친구라 불리는 개놈들이 같이 안와서 혼자 여행하는거지만) 물론, 사피섬이나 마누칸섬이 별로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의 바다치고 세부를 보는 것처럼 산호도 다 죽어서 없고 물고기도 정말 찔끔 남아 있어 기대에 못미쳤다. 그래서 어제 지른 것이 만타나니 나나문 투어다.

만타나니의 명성은 이곳에 오기 전 사전조사를 하면서 부터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확! 가버릴까 생각해 봤지만 그러면 어디를 가든 감동이 적을 것 같아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마지막에 빵! 하고 터트릴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게 오늘이다. 이제 귀국날짜도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으니 나에게 만타나니를 허락하였다.

8시에 도착한 셔틀버스. 방콕의 담넉사두억 투어와 달리 거의 제 시각에 도착했다.

모두 중국인. 중국 커플들은 어느 지역에 사는지 모르겠지만 각 지역마다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극과 극이다. 정말 애교가 서로 넘치는 커플과 사진처럼 너는 너, 나는 나 커플도 있다.

셔틀을 타고 이게 과연 섬에 가는 투어인지 산에 가는 투어인지 모르게 한 시간 넘게 달리면 이제 배를 탈 곳에 도착한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들은 바로 이놈들!! 먹을 것을 두고 잠시만 한눈을 팔면 바로 훔쳐간다. 발리의 원숭이들처럼 공격적이지는 않고 사람을 두려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먹을걸로 약올리면 절대 안된다. 남자 하나쯤은 엄청난 상처를 입힐 수 있을만큼 수가 상당히 많다.

배가 도착하고 모든 사람들이 다 타면 이제 바다를 향해 달린다. 차로 한 시간 넘게 달리고 배 타고 30분 넘게 달린 것 같다. 달린 시각에 80을 곱해보면 대충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는 것 같다.

이동하는 것에 지칠 때쯤 되니 섬에 도착한다.

'여기가 만타나니 섬인가?'

라고 생각을 했지만 도통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그래도 바다는 너무나도 예쁘고 섬은 더없이 아름답다. 우리를 태우고 신나게 운전하던 가이드는 여기서 잠시 쉬고 이동하겠다고 한다. 음료수와 먹을거리를 파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 그냥 쉬는 곳은 아닌 것 같다. 가져온 돗자리를 펴고 누워서 멍하니 있으니 별 생각이 다 난다.

'여기 사람들은 이렇게 예쁜 바다 보면서 장사해서 좋겠다'

'아니야, 너무 지루할려나?'

'이 사람들은 회사에서 갇혀서 일하는 내가 부러울려나'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혼자 하며 음료수 하나 사서 홀짝홀짝 마시니 다시 이동이다. 

잠시 멈춰서 콜라 하나 사서 마시기에 풍경이 너무 좋다

드디어 호핑투어!

배가 멈추고 신나게 달리던 선장이 모두에게 물 속에 빠질 준비를 하라고 신호한다. 길고 긴 시간을 지나 드디어 스노쿨링을 할 시간이다. 전에 사피섬, 마누칸섬과는 확연히 다른 바다색은 모든 사람들을 흥분시켰고 나도 그들과 함께 소리를 지르며 뛰어 들었다. 

"이게 바다지!!!"

가지고 간 액션캠이 바보짓을 하면서 남은 영상이 한 개도 없지만 만타나니 근처 바다의 아름다움은 보장 할 수 있다. 산소통을 매지않고도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오늘 하루 완벽하다.


호핑이 끝나면 점심을 먹는다. 물놀이 후 먹는 밥이라 맛이 있는지 없는지 전혀 모르게 먹었다.

사진과 동영상도 없지만 이후에 한 번 더 스노쿨링을 한다.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돌아다니던 사람들도 이제는 두둥실 물 위에 떠서 산호와 물고기들을 쳐다만 보고 있다. 투어의 절반이상이 이동 시간이지만 그리 불만은 없다. 그렇게 나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멋진 바다를 구경 할 수 없었을 것을 너무 잘 알기에.

또 신나게 배를 타고 나면 저녁을 먹는 곳에 도착한다. 맛은 뭐 역시나 그냥 그렇다. 하지만 이 곳을 그냥 '맛없는 밥 주는 곳'으로 넘기기 어려운 것이 밥을 먹으며 보는 노을이 너무 멋지기 때문이다. 내가 밥을 먹는지 노을을 먹는지 모르게 입보다는 눈으로 에너지를 채운다. 몇몇의 선구자들은 컵라면을 가져와서 뜨거운 물에 붓는다. (라면을 팔기도 한다) 맛없는 밥, 코를 찌르는 라면 냄새, 환상적인 노을. 이런 괴상한 조합은 살다살다 처음인데도 너무 좋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면 이제 우리의 반딧불 친구를 보러 간다. 이 또한 배를 타고 간다. 인생에서 오늘만큼 많은 배를 타고 오래 탄 적이 있을까 싶다. 가이드는 어설프지만 정확한 영어로 우리의 미래를 설명한다.

"모스키토! 디너 타임!!"

미리 알리는 바이지만 정말 모기 많다.  세 네 방 물리는 것은 각오를 하고 가야한다. 심지어 벌레 퇴치제를 많이 바르고 가면 반딧불도 접근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물리기 싫은 부위에만 바른다. 그렇게 다들 나름대로의 중무장을 하고 배는 출발했다.

별처럼 보이지만 반딧불이다. Flash를 터트리지 않으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하지만 터트리면 반딧불이 모두 도망간다. 모기퇴치제와 비슷한 딜레마에 또 빠져들게 된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밤 늦게 9시쯤 돌아오는 이 투어는 제셀톤 포인트에서 가장 비싸다. 하지만 만약 코타키나발루에 오래 머무를 수 없는 사람이라면 다른 섬에서 괜히 시간 보내지말고 만타나니 투어를 다녀오는 것이 좋다고 본다. 제셀톤 포인트에서 가장 완벽함을 자랑하는 투어다. 준비물이라면 스노쿨링 장비와 모기퇴치제 또는 모기에 물릴 자세이다. 현지 음식이 너무 맞지 않으면 컵라면을 사서 가져가도 좋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같이 놀 친구 또는 가족이다. 혼자서는 이 좋은 투어를 해도 심심하다.



경비 (보수적으로 계산하여 x 300원 하면 한국돈으로 계산 됩니다)

  • 화장실 RM 0.3
  • 음료수 RM 4
  • 사이다 과자 RM 8
  • 술값 RM 100

하루 쓴 비용 : RM 112.3

여행 총 경비 : 2875000원 + RM 263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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