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산, 작은 규모에 비해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산-11월 20일, 다낭-Marble mountain in Da Nang, Vietnam

오행산, 작은 규모에 비해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산-11월 20일, 다낭-Marble mountain in Da Nang, Vietnam

Foreign trip/18-Nov:Da Nang-Hoi An

2019-01-03 22:59:28


다낭에서의 첫 여행지는 오행산이다. 베트남어로는 응우한선이고 영어로는 마블 마운틴이다. 대개 한국어든 영어든 베트남어든 일단 뜻은 비슷하고 발음이 다른 법인데 이 산 이름의 경우 뜻도 발음도 다 제각각이다. 손오공의 무대라고도 알려져 있어서 체력이 가장 남았을 때 올라가보자 계획을 세웠지만 계획과 다르게 가장 떨어져 있을 때 올라가게 되었다. 이 산을 정말 어떻게 올라갈지 걱정이다.


산은 정말 올라가기 싫은 사람들을 위해 엘리베이터가 존재한다. 가격은 아래와 같이 편도당 15000동 약 800원이다. 전혀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라 탈만도 하지만 우리는 꿋꿋하게 걸어갔다. 막상 올라가보니 엘리베이터가 가는 곳까지는 계단만 저벅저벅 오르면 되기 때문에 관절에 무리가 온 사람이 아니라면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주 쉬워서 구두 신고 갈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바닥이 대리석이라서 워낙 미끄럽기 때문에 힘을 더 주고 걸어야 한다.

입장료 4만동 (2천원), 엘리베이터 편도 15000동 (750원)

다른 기념품은 사던 안사던 자유지만 물은 꼭 사가는 것을 추천한다.

대단하지는 않은 계단길이지만 바닥이 미끄러워서 조심해야 한다

힘겹게 계단을 다 올라오면 절이 하나 나온다. 절의 구조에 대해 잘 모르지만 대웅전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산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있었고 기도를 드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원도 잘 가꾸어져 있고 건물에 새겨진 그림들도 아름답다. 불상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어떤 불상은 중국에서 온 것 같고 어떤 불상은 힌두교의 신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전쟁에서 승리한 뒤 가져온 것인지 모르겠다. 한 지역에 여러 스타일의 불상과 절은 봤지만 한 곳에 여러 스타일의 불상이 있는 것은 처음 본다.


동남아에서만 볼 수 있는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부처님. 성당에 가면 비슷한 것을 마리아상에서 볼 수 있다

산 한 쪽 벽을 가득 채운 용들. 사진으론 작아 보이지만 용 머리 하나가 사람 반 정도의 크기다.

절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동굴 탐험이 시작된다. 엘리베이터를 굳이 탈 필요가 없는 이유다. 어짜피 개고생  동굴가는 몇몇 구간은 상당히 위험해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고 돌아가기도 한다. 거의 암벽등반하듯이 올라가는 코스도 있는데 그걸 통과해서 간다하여도 미케비치와 다낭시내가 보이는 뷰가 보일뿐 대단한건 없다. 물론 그 뷰가 예쁘지만 그건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다. 따라서 편한 코스로만 다니고 "저기를 꼭 가야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어 보이는 곳은 갈 필요가 없다.

이런 좁은 곳을 통과해서 겨우겨우 밖으로 나오면

이런 뷰를 볼 수 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나에겐 모든 곳이 헬게이트

산에서 이제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되면 정말 멋진 동굴이 하나 나온다. 안에는 역시나 반짝이는 불상과 제단이 놓여져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결국 여기를 보기 위해 이 곳이 지어졌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늘에서 내리쬐는 한 줄기의 빛을 의자에 앉아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사진을 잘 찍으면 좋았겠지만 사진기도 좋지 않아 눈에 들어오는 것을 담을수가 없었다. 이리저리 사진을 열심히 찍다가 결국 멍하니 바라보며 최대한 머리 속에 장면을 넣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오는 길에 봤던 표지판의 Heaven's Gate를 쓴 사람은 아마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거라 생각한다.

잘 찍어보려해도 어둠을 뚫고 들어오는 빛을 담을 수가 없었다

태국에서 본 처마와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

"한 번 가볼만 하다"

사실 이 말이 가장 적절하다. 가서 동굴에서의 차분한 분위기를 느끼는 것은 좋았다. 하지만 괜히 마블 마운틴이 아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둔하고 누가 잡아 당기는 것 같은 느낌을 계속 받는다. 이유없이 계속 지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닥이 미끄러워서 다리에 계속 힘을 잔뜩 주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분명 좋은 곳이지만 여러 번 가보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고 굳이 여기 아니고도 볼 것은 다낭에 많다. 그래도 한 번은 가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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