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로 회사가 이사 온 후 주변사람들에게 맛집을 수소문을 했었다. 그때 여의도 맛집 추천 부동의 1위를 한 곳이 진주집이다. 몇 번이고 먹기 위해서 시도를 했지만 점심시간을 최대한 당겨도 줄이 항상 길게 있었다. 줄이 대충 10팀 정도면 시도라도 해보겠지만 어떤 날은 상가를 뱅글뱅글 돌아 어디가 줄의 끝인지도 알 수 없게 길게 늘어서기도 한다. 덕분에 한 번도 먹지 못하다가 여름휴가 기간이라서 그런지 그나마 줄이 짧아 드디어 먹을 수 있게 됐다.

콩국수 하나 가격이 14000원이라며 부쩍 비싸긴 물가를 한탐하면서 이 집 사위가 미국 명문대 출신 재원인데 진주집에서 돈 계산한다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는 썰을 풀었다. 내가 사위라도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여기 가게 도와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겠다고 생각되긴 한다. 다들 줄 서서 여기 하루 매출이 얼마가 나올지에 대한 토론도 하다 보니 금세 주문을 할 시간이 되었다.

언제 다시 올지 몰라 만두도 주문 했다. 만두가 먼저 나와서 한 입 물어보니 딤섬 느낌도 나고 이북식 만두를 작은 사이즈로 한 느낌도 난다.
그리고 대망의 콩국수 입장. 콩국수를 싫어하는 사람도 먹는다는 진주집 콩국수를 드디어 먹게 되었다. 한 입 후루룩! 먹어보니 왜 사람들이 극찬하는지 알 것 같다. 진한 콩국물은 둘째 치더라도 면의 찰진 맛과 몇 번 씹으면 고소함이 느껴지는 아주 훌륭한 콩국수다. 콩국수 때문에 텁텁해진 입을 깨끗이 씻어주는 김치도 아주 상급이다. 무엇보다 신기한 게 먹을 때는 정신없이 먹다가 다 먹고 나서 회사로 돌아가면서 '아.. 내일 또 먹어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마약보다 중독이 심한 콩국수다.
물론, 다른 콩국수와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 실망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 같다. 이 긴 줄을 서서 먹을 맛은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많으니 너무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